인간의 특별한 능력, 오래달리기


우리는 늘 뭔가를 위해 달리고 있습니다.

출근길에 늦지 않으려 버스를 쫓아 달리고 건강을 위해 주말마다 러닝을 하기도 하죠.

하지만 이런 일상 속 달리기가 우리 인류가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고 지구상 생태계의 정점에 오를 수 있었던 핵심적인 능력 중 하나라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약 300만 년 전, 초기 인류는 아프리카 초원의 한가운데에 있었습니다.

그때의 인류는 지금의 우리가 상상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뛰어난 지능을 바탕으로 한 문명도 없었고 강력한 신체 능력도 갖추지 못한 약한 유인원에 불과했죠.

날카로운 이빨도 사냥에 유리한 발톱도 없었기에 다른 포식자들과의 경쟁에서 한참 뒤처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약점에도 불구하고, 인류는 다른 동물들과의 경쟁에서 생존할 수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우리가 타고난 "오래달리기 능력" 때문입니다.


오래달리기-능력


초원에서의 생존 전략, 땀샘의 진화


약 250만 년 전, 기후 변화로 인해 밀림이 초원으로 변하기 시작하면서 식물성 먹이는 점점 줄어들었고 초기 인류는 어쩔 수 없이 동물성 먹이로 눈을 돌려야 했습니다.

하지만 사냥을 시도하는 것은 그야말로 무모한 도전이었습니다.

체력이나 힘에서 다른 포식자들에게 밀렸기 때문에 정면 승부를 피할 수밖에 없었죠.

그때 인류가 선택한 것은 낮 시간대였습니다.


대부분의 포식자들은 밤에 사냥을 하고 낮에는 더위를 피해 쉬고 있습니다.

인류는 이 틈을 노려 낮에 사냥감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뜨거운 낮에는 또 다른 위험이 있었습니다.

그 위험은 바로 더위였죠.

포식자들은 체온을 조절할 능력이 부족해 더운 낮 시간에 활동하는 것이 어려웠지만, 인류는 여기서 혁신적인 진화를 이루게 됩니다.

바로 땀샘의 발달입니다.


인류는 털이 거의 사라지고 그 자리를 땀샘이 대신하게 되었습니다.

더운 환경에서 땀을 통해 체온을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게 된 것이죠.

이는 초기 인류가 무더운 낮에도 지치지 않고 오래 달릴 수 있는 기반이 되었습니다.

단거리에서 최고 속력을 내는 치타와 같은 포식자들은 일정 거리 이상을 달리면 체온 상승으로 멈춰야 하지만 인류는 땀을 통해 체온을 조절하면서 장거리 달리기에 특화된 몸으로 진화하게 된 것입니다.



인간의 숨겨진 무기, 지구력


짧은 거리라면 치타나 가젤 같은 동물들이 압도적이지만, 장거리 달리기에서는 인간이 의외의 강자로 떠오릅니다.

치타는 최대 120km/h로 단거리 스프린트를 할 수 있지만, 그 거리는 고작 2km를 넘지 못합니다.

반면에 인간은 상대적으로 느리지만, 멈추지 않고 오래 달릴 수 있는 탁월한 지구력을 지니게 된 것이죠.


유타 대학교의 생물학 교수인 데니스 브램블에 따르면, 인류는 약 200만년 전부터 이러한 오래달리기에 최적화된 신체 구조를 갖추기 시작했습니다.

짧은 팔과 안쪽으로 향한 허벅지 뼈는 달리기 시에 몸의 균형을 잡아주고 큰 엉덩이 근육과 종아리 근육은 오래 달릴 수 있는 강한 추진력을 제공합니다.

또한 발목에 있는 아킬레스건은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저장하고 방출하는 역할을 해 적은 에너지로도 오랜 시간 달릴 수 있도록 해줍니다.


실제로 오늘날에도 인간은 몇몇 동물들보다 장거리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습니다.

현대 마라톤 선수들은 장시간 달리면서도 안정적인 속도를 유지할 수 있는데 이는 오래 전 우리 조상들이 생존을 위해 발달시킨 능력의 연장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추격 사냥, 지구력의 궁극적 활용


인류는 이러한 지구력을 사냥에 활용했습니다.

바로 "추격 사냥"이라고 불리는 방식이었죠.

이 방식은 단순합니다.

인류는 먹잇감을 정하면 그것이 지칠 때까지 쫓아갑니다.

끝없이 달리면서 목표물이 지쳐 쓰러지거나 멈출 때까지 추적하는 겁니다.

다른 포식자들이 단거리 승부로 먹잇감을 잡았다면, 인간은 이 지구력을 이용해 오래 쫓아가 먹잇감을 포획했습니다.


이러한 추격 사냥은 인류가 생태계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오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사냥한 동물의 고기는 영양분이 풍부했고 인류의 뇌가 더욱 커지는데 기여했습니다.

또한, 고기를 익혀 먹는 요리의 혁명도 함께 이루어졌습니다.

익힌 음식은 소화가 더 쉽고 뇌에 필요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공급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인류는 점점 더 지능을 발달시킬 수 있었습니다.



오늘날에도 이어지는 인간의 능력


오늘날 우리는 일상 속에서 이 능력들을 잊고 살지만, 인류가 생존 경쟁에서 승리하고 지구의 지배자가 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러한 신체적 능력들이 존재했습니다.

지구력을 통한 장거리 달리기의 발달은 단순한 사냥 기술 그 이상이었습니다.

그것은 인류 문명의 탄생을 가능하게 한 중요한 포인트였으며 오늘날 우리가 그 유산을 이어받아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 인간의 특별한 능력, 던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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